하마스 "라마단에 알아크사 사원으로 행진"…이스라엘 전력 분산 시도
이스라엘 국방장관 "하마스 전투원 부담 덜어주려는 것"
하니야, 아랍권 국가와 무장 정파들에 가자지구 지원 촉구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라마단 기간에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으로 행진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라마단은 내달 10일 전후로 시작된다.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인 알아크사 사원은 참배객이 증가하는 라마단 때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장소다. 1990년 유대교 원리주의자들과 이슬람 신자들이 이곳에서 충돌해 팔레스타인인 17명이 숨진 일도 있었다.
앞서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은 이스라엘 라마단 기간 동안 동예루살렘 성지에 대한 아랍계 주민들의 출입을 막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약 5만~6만명에게 출입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니야가 사원으로의 행진을 촉구한 건 이스라엘의 안보 자원을 분산시키기 위함이라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해석했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의 목표는 이스라엘의 안보 자원이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등으로 옮겨지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전투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하니야는 이날 아랍권 국가들에 가자지구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뿐 아니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이슬람저항군(IRI) 등을 향해 "가자의 기아를 타파하는 데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랍권 국가들이 서방보다 더 적극적으로 원조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 한 달 동안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 원조는 심각하게 줄어들었다. 국제 구호 단체들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기근에 가까운 상황을 겪고 있따고 우려했다. 현재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는 가자지구 주민의 절반 이상인 140만 명이 피신해 있다.
하니야의 이날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내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나왔다.
휴전 협상에 정통한 팔레스타인 관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재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나 성공 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라마단이 다가오고 있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합의 여부를 점치기엔 이르지만 상황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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