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존중하겠다던 탈레반, 경기장에서 사형수 2명 공개 처형
사형수 가족들 참석한 가운데 수천 명 앞에서 총살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는 탈레반이 동부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2명을 공개 처형했다.
AFP통신은 22일(현지시간) 대법관이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수장이 서명한 사형 집행 영장을 낭독한 후, 등 뒤에서 여러 발의 총격으로 사형수들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대법관은 형 집행에 앞서 "두 사람은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년간의 법정 재판 끝에 사형 명령이 서명처리 됐다"고 설명했다.
공개 처형이 이뤄진 경기장에는 수천 명의 남성과 함께 사형수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탈레반 정권은 2021년 집권 이래 어떠한 외국 정부로부터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들은 이슬람 교리에 대한 엄격한 해석을 강요했다.
아쿤드자다는 2022년에 들어서는 전 정부가 세웠던 인권·평화협상 관련 조직을 해산하고, 판사들에게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기반해 '키사스(qisas)' 형벌을 포함한 엄벌 이행을 명령했다. 쿠란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뜻이다.
샤리아는 전 세계 무슬림의 생활 규범이지만 현지의 관습·문화·종교 학파에 따라 해석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탈레반은 대부분의 현대 이슬람 국가에서는 거의 허용하지 않는 사형과 체벌 등 가장 극단적 해석을 적용하고 있다.
탈레반은 2022년 12월과 2023년 6월에도 살인 혐의를 받는 피고인을 한 명씩 공개 처형한 바 있다.
이에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 및 구호 기관은 아프가니스탄 지원 자금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했고, 탈레반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탈레반 정권은 범죄자 외에도 여성의 고등학교·대학교 입학을 금지하고 공원, 유원지, 체육관 출입을 금지했으며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들은 집권 당시 이전의 공포정치와 달리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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