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팔 난민기구 "자금 지원 재개 안 되면 2월 이후 가자 지원 불가능"
미·영·독 등 12개 국가, 자금 지원 중단…EU도 긴급 감사 요구하며 가세
UNRWA " 일부 개인의 범죄 혐의로 지역 사회 전체 제재하는 것, 무책임해"
- 권진영 기자,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김성식 기자 =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해외 자금 지원이 재개되지 않으면 2월 말 이후에는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전 지역에서 활동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을 비롯한 12개 국가는 UNRWA 소속 직원이 지난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UNRWA 대변인은 "자금 지원이 재개되지 않으면 2월 말 이후에도 가자지구를 포함한 지역 전역에서 서비스와 운영이 계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자금 중단을 선언한 국가는 미·영·독 3국 외에도 호주·캐나다·이탈리아·네덜란드·스위스·핀란드·프랑스·일본·루마니아 등이 있다. 각국은 서명을 통해 일제히 UNRWA 직원들의 일탈 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이 단체를 통한 추가 자금 지원을 2월 말까지 보류한다고 발표하고, "긴급" 감사를 요구했다.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감사는 EU 집행위원회가 주도할 것이며 해당 주장에 대한 유엔 조사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연루 혐의를 받는 직원 명단을 받았다며, 자체적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단 "전쟁 상황에서 일부 개인의 범죄 혐의 때문에 지역 사회 전체를 제재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며 지원 재개를 호소했다.
의혹은 지난 26일 이스라엘 측에 의해 제기됐는데, 당국은 연루된 UNRWA 직원12명의 명단을 유엔과 미국에 공유했다면서도 자세한 혐의 및 범행 내용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1949년 설립된 UNRWA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교육, 의료 및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10월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무력 보복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UNRWA에 대한 현지 주민의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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