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에 하마스 이인자 레바논서 사망…헤즈볼라 개입하나
헤즈볼라 "레바논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란도 즉각 반발
최강 비정부 무장 단체…이스라엘 "어떤 시나리오도 대비"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시설을 공격해 하마스 정치국 이인자가 숨지며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을 "레바논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는데, 세계에서 강력한 비(非)정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개입할 경우 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6시쯤 이스라엘 드론이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하마스 시설을 공격해 6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 정치국 고위 지도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우리 헤즈볼라는 이 범죄가 보복받거나 처벌될 것이라고 단언한다"며 "레바논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자, 전쟁 과정에서 위험한 전개"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을 두고 레바논 당국과 이란도 즉각 반발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주요 인물이 사망한 것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의 '새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시온주의자 정권이 테러와 범죄에 기반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사령관인 세예드 라지 무사비 준장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IRGC, 하마스,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군 등은 이른바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親)이란 군사 세력이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공습을 강행한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들 세력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군다나 알아루리는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헤즈볼라가 이번 사건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스카이뉴스는 알아루리와 나스랄라가 최근 7년 동안 여러 차례 만났다고 부연했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설립된 시아파 무장 단체인 레바논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정부 무장 단체로 평가받는다. 나스랄라는 지난 2021년 헤즈볼라가 10만 명의 전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운용할 수 있는 훈련받은 병력이 최대 3만 명일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레바논 남부에는 가자지구에 있는 것보다 더 깊고 광대한 터널 네트워크가 구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안보단체 알마 연구교육센터의 탈 비리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터널 네트워크는 누적 길이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한다며 가자지구 터널보다 훨씬 이전에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레바논에서 하마스 고위 당국자가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오늘 밤 말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마스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은 높은 수준의 준비 상태에 있으며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알아루리가 숨진 뒤 한 시간 동안 네 차례 이스라엘 북부에 공격을 가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국경을 따라 있는 군대 진지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일부 발사체는 이스라엘 북부 마을을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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