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4㎞ 초대형 하마스 터널 발견…"차량도 통과 가능"(상보)

가자지구 국경검문소 인근…"대규모 공격용 시설"
하마스 지하전술 거듭 발전…아직 대부분 발견 못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검문소 인근에서 길이가 4㎞에 달하는 대형 터널을 발견해 수색하고 있다. 2023.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정윤영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차량도 통과할 수 있는 대형 지하터널을 발견했다.

이런 대규모 공격을 위한 터널을 이스라엘군이 전쟁 2달 만에 처음 발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런 시설이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검문소 인근에서 길이가 4㎞에 달하는 대형 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 터널의 폭이 3m 정도로 넓어 오토바이는 물론 차도 통과할 수 있는 등 대규모 공격을 위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또 터널의 최대 깊이는 50m에 달하며,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통신과 전력 설비는 물론 환기와 오수 처리 시설 등도 갖춰져 있다고 이스라엘군은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군에 발각될 경우를 대비해 방폭문을 단 은신처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길이가 4㎞에 달하는 하마스의 대형 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하마스 대원들이 굴착기로 해당 터널을 뚫는 모습. 2023.12.17/ (이스라엘방위군 갈무리)

이스라엘군이 입수해 공개한 동영상에는 하마스 전투원들이 해당 터널에서 차로 이동하거나 굴착기로 터널을 뚫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또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인 무함마드가 터널 건설을 지휘했다고 전했다.

이런 증거들을 토대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수년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며 터널을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의 터널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고는 하마스를 제거할 수 없다"며 터널을 조만간 폭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터널이 하마스가 그동안 얼마나 지하전술을 발전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봤다.

이스라엘 라이히만대학의 지하전술 전문가인 다프네 리치몬드 바라크는 "하마스는 전쟁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정교한 터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수년에 걸처 북한의 땅굴과 유사한 수준의 터널을 구축할 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검문소 인근에서 길이가 4㎞에 달하는 대형 터널을 발견해 수색하고 있다. 2023.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수백 ㎞에 달하는 터널을 구축했다며 현재까지 약 800개의 터널을 발견했지만 아직 대부분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중 대부분은 병원이나 학교, 이슬람사원 등 민간 시설 밑에 만들어져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군 주장이다.

이스라엘군은 터널 파괴를 위해 미사일로 공습하거나 액체폭발물, 개, 로봇, 드론 등을 투입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부터 하마스의 터널을 바닷물로 침수시키는 작전을 개시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