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오수(汚水)로 가자 땅굴 막았던 이집트, 왜?…'형제' 하마스 반응은 어땠나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이스라엘군이 땅굴 침수 전술로 하마스 소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는 이보다 10년 앞서 하마스의 지하 터널에 수공(水攻) 작전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0년 이상 지하와 지상에 기반시설을 구축해왔다"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격퇴하려면 수 개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총 13억 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에 약 5억 원, 그의 동생이자 가자 남부에서 하마스 군대를 지휘하는 무함마드 신와르에는 약 4억 원의 현상금이 책정됐다.

앞서 미 월스트리스트 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하마스가 가자지구 곳곳에 설치한 땅굴 속으로 바닷물을 넣기 시작한 바.

일명 '땅굴 침수 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은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지난달 5대의 펌프를 설치했고, 이후 2대의 펌프를 추가했다. 총길이 500km에 달하는 지하 터널을 파괴하고 하마스 지도부와 대원, 인질들이 지상으로 올라오게 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핵심 목표다.

하지만 하마스를 겨냥한 '수공(水攻·물을 사용한 공격 전법)'은 비단 이스라엘군만 사용한 것이 아니다.

이집트는 지난 2013년 가자와 시나이 반도를 잇는 땅굴에 역한 냄새의 오수 등을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오수 주입으로 가자와 시나이 반도 국경에 있었던 200개 넘는 땅굴 중 20여 개의 땅굴을 폐쇄할 수 있었다.

당시 이집트 영토인 시나이 반도에서는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해 각종 무장테러집단의 공격이 빈번했다. 이 시나이 반도의 무장단체들은 하마스처럼 가자 땅굴을 이용해 무기를 밀수입하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때 이집트 최초 민선 대통령이자 하마스의 뿌리격인 '이슬람형제단' 당수를 지낸 이슬람주의자 무함마드 모르시 대통령이 집권 중이었다.

하마스 측은 "주권국가인 이집트가 필요에 의해 취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이집트 또한 우리가 생필품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이해해주기 바란다. 이집트 지도부가 팔레스타인인을 고립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다소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슬람주의자인 모르시 정부가 계산에 따라 '형제' 하마스에게 이러한 오수를 주입했다고 풀이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여러 이해관계가 엮여 있었던 셈.

실제로 미 의회는 모르시 정부에 경제원조 패키지를 중단한 바 있고, 이에 이집트는 여전히 당국이 미국에게 쓸모있는 우방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이와 더불어 이집트는 땅굴을 막음으로써 가자지구에 불어닥친 경제적 궁핍의 원인을 이스라엘에게 돌렸다. 이스라엘이 가자 국경을 봉쇄한 것이 팔레스타인 빈곤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편 모르시 정부를 군부 쿠테타로 전복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도 지난 2015년 9월 이스라엘 요청에 따라 가자와 이집트 국경 사이 땅굴에 바닷물을 주입했다. 이 또한 하마스의 지하 네트워크를 파괴하기 위함이었다.

yoon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