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다음 공격 더욱 치명적일 것"…최대 격전지는 남부 칸 유니스
하마스 지도자 태어난 곳…하마스 관리·인질 은닉 추정
가자지구 인구 70%가 남부에 거주…인도주의적 위기 우려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7일간의 짧은 휴전 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사실상 가자 전역으로 공격을 확대한 가운데 이번 공격이 휴전 이전의 공격보다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격전지로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태어난 칸 유니스가 꼽힌다.
4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 등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펼치기 위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서쪽으로 대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으며, 이스라엘군 탱크가 진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우리는 가자 남부에서 하마스를 추격하고 있다"며 "북쪽에서 남쪽까지, 우리는 하마스가 숨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전선을 확대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스라엘군이 24시간 이내로 가자 남부에 있는 의료 창고에 든 보급품을 비우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고, 하마스의 동맹인 팔레스타인 해방민주전선(DFLP) 대원들은 이날 칸 유니스 근처 마을인 알카라라 동쪽에서 이스라엘군과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가자 북부에서 핵심 지역이 가자 시티였다면, 가자 남부에서는 칸 유니스에서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칸 유니스는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가 태어난 곳이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고위 관리들과 다른 인질들이 칸 유니스 지하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분석가들은 가자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칸 유니스에서의 전투가 가자지구 통제권을 좌우할 마지막 대규모 전투이자 이스라엘이 직면할 가장 힘든 전투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안보 및 위험 관리 컨설팅 회사인 르 벡 인터내셔널의 정보 책임자 마이클 호로비츠는 WSJ에 "북부에서의 전투보다 다음 전투는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고위 관계자도 "휴전 뒤 전쟁이 재개된 이후 가자지구의 파괴 수준은 전쟁 첫 달 반 동안의 파괴 수준보다 높다"고 WSJ에 말했다.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가자 남부 공격에 나설 경우 인도주의적 위기도 심화할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가자지구 인구 220만 명 중 약 70%가 현재 가자지구 남부에 거주하고 있으며, 인구 밀도가 높고 열악한 생활 환경으로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군이 칸 유니스 점령에 성공한다면, 다음 전투는 이집트와 국경을 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통행로는 구호품 진입에 필수적인 곳인데, 라파가 격전지로 변할 시 구호품 진입도 불가하다.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 린 헤이스팅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더 많은 구호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더 지옥 같은 시나리오가 곧 펼쳐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라파에는 가자 전역의 실향민 180만 명 중 100만 명이 피신해 있는 상태인 만큼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5일 성명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지난 이틀 동안 수만 명의 실향민들이 라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개발 프로그램의 아랍 국가 국장인 압달라 알 다르다리는 지난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500억 달러(약 65조6800억원) 상당의 인프라, 재산 및 기타 투자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년간 가자지구 개발 지원에 투입된 금액과 맞먹는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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