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핵폭탄 투하 옵션 있다"…이스라엘 극우 장관 발언 논란(상보)

비난 일자 "비유적 표현" 해명…내각 회의 참여 중단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폭격을 떨어뜨리는 모습 2023.11.0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의 한 극우 성향 장관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핵폭탄을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아미하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문화유산 담당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가능성 있는 옵션 중 하나"라며 핵폭탄을 언급했다.

또 엘리야후 장관은 어떤 인도주의적 지원도 가자에 들어가선 안 된다면서 "우리는 나치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자에서 하마스와 무관한 민간인 같은 건 없다"고 주장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이스라엘 연정에 속해 있는 극우 성향의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 소속이다.

이스라엘 극우 정당들은 시오니즘(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유대인 민족주의 운동)을 바탕으로 극단적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국제 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한 팔레스타인 내 정착촌 확장을 지지하고 있다.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공개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적은 없지만,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엘리야후 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고, 정착촌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될 경우) 팔레스타인인들은 아일랜드 혹은 사막에 갈 수 있다. 가자의 악마들은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엘리야후의 발언은 현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리피드도 "무책임한 장관의 충격적이고 미친 발언"이라며 엘리야후 장관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청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외무부도 "엘리야후의 발언은 수치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러한 발언은 국제법 위반일 뿐 아니라 전쟁 범죄 등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도록 선동하는 행위이며 집단 학살 의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규탄했다.

이처럼 공개적인 비난이 계속되며 엘리야후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비유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정직이나 해고 대신 징계를 받은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엘리야후 장관이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내각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