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원자폭탄 투하, 한 옵션"…이스라엘 극우 장관 발언 논란

극우 엘리야후 장관 "팔레스타인인, 아일랜드 혹은 사막에 갈 수 있어"
논란 일자 한발 물러서며 "은유적 표현…두뇌가진 사람이면 다 알 것"

이스라엘 연정에 속해 있는 극우 성향의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소속 장관이 5일 가자지구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것이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취할 수 있는 한 옵션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출처: 이스라엘 의회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이스라엘 연정에 속해 있는 극우 성향의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 소속의 한 장관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것이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취할 수 있는 한 옵션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아미하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가능성 있는 옵션 중 하나"라고 답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또 어떤 인도주의적 지원도 가자에 들어가선 안된다면서 "우리는 나치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자에서 (하마스와) 무관한 민간인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재점령하고, 정착촌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미래에 대해선 "그들은 아일랜드 혹은 사막에 갈 수 있다. 가자의 악마들은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들을 배경으로 2일(현지시간)사람들이 빵을 사기 위해 빵집 앞에 줄지어 서있다. 2023.11.0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에 따르면 야당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는 엘리야후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그는 SNS에 올린 글에서 "정부 내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존재는 우리와 전쟁의 목적(하마스 제거와 인질 석방)을 위험에 빠트린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아침에 그를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방부는 (하마스 테러와) 무관한 이들이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법의 가장 높은 기준에 따라 작전을 펴고 있다. 승리할 때까지 계속 이렇게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엘리햐우 장관은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SNS에 올린 글에서 "원자폭탄 발언이 은유적인 것이라는 점은 두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테러에 대해 강력하고 비대칭적 대응을 해야 하며, 이는 나치와 그들의 지지자들에게 '테러는 가치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줄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들이 테러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동시에, 이스라엘 국가는 인질들이 살아있고,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해야 할 의무기 있음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극우정당들은 시오니즘(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유대인 민족주의 운동)을 바탕으로 극단적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국제 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한 팔레스타인 내 정착촉 확장을 지지하고 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