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두국가 방안' 지지한 교황 "두 민족, 함께 살아야"

프란치스코 교황 伊 RAI방송 인터뷰…"성지에서 전쟁 나 두렵다"
"확전은 생명 종말을 의미"…COP28 참석 확정 "온난화 막을 시간"

2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서 주간 삼종기도 동안 대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3.10.2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오랜 갈등을 종식할 해법으로 '두 국가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성지 예루살렘에 대해선 중립 지역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성스러운 땅에서 발발해 나를 두렵게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끝내야 하겠냐"고 반문한 뒤 확전에 대해선 "여러 생명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단호히 반대했다.

그러면서 "함께 살아야 하는 두 민족이 있다"며 "현명한 해결책을 찾았다. 오슬로 협정과 잘 정의된 두 국가, 그리고 특별한 지위를 가진 예루살렘"이라고 강조했다.

두 국가 방안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별개의 국가로 공존하는 것으로 1993년 체결된 오슬로 협정으로 출범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현재 보장된 제한된 자치권을 넘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영토로 하는 신생 독립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주장이다.

2000년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PA 수반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내 이스라엘군 추가 철수와 이스라엘 주민 정착촌 건설 중단 등 오슬로 협정의 온전한 이행을 위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났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을 결렬했다.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성지인 예루살렘도 가자지구·서안지구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지역이다. 1967년 이스라엘은 서예루살렘을 넘어서 유대교 성지인 성전산이 있는 동예루살렘을 무단 점령했다.

1980년에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전체를 '통일된 수도'로 선포했다. 팔레스타인도 동예루살렘을 미래에 수립될 국가의 공식 수도로 삼고 싶어한다. 이에 유엔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유엔 평화유지군이 다스리는 중립지대로 여겨 영유권 귀속을 유보하고 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자지구 교구를 보호하기 위해 현지 사제들과 매일 통화하고 있다면서 "아직 이스라엘군이 교구를 존중하고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반(反)유대주의 움직임이 증가한 데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나아가 이번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시리아, 예멘, 미얀마의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되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총회는 11월30일부터 12월12일까지 진행되는데, 교황은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두바이에 머물 예정이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COP1이 시작된 이래 교황이 참석하는 건 28년 총회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 온난화를 막을 시간이 있다"면서도 "자녀와 손주들의 미래가 위태로운 만큼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