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 지상군 투입 놓고 갈등?…곳곳서 내홍 조짐

전시 내각 구성했지만 지상군 투입 2주째 답보
정부 관계자 "네타냐후-국방장관 긴장 눈에 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6월2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주간 내각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다. 2023.6.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이스라엘 지도부 내 불화가 제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불화는 없다'는 일축에도 불구하고 내홍의 조짐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의 사무실은 "그들 사이에는 분명하고 동일한 목적과 완전한 상호 신뢰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11일 전시 비상 통합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전시 내각이 구성되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2주 가까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연합이 내홍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동맹이자 전시 비상 내각 결성을 환영했던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책임을 일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가하며 전시 내각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더군다나 갈란트 장관은 이미 네타냐후 총리와 한 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 3월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과 함께 군 내부에서도 거부 움직임이 확산하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을 경질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철회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네타냐후의 경력이 이제 끝났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지금 눈에 띄는 것은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 사이의 긴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패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며 "갈란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보다 전쟁 수행에 더 적극적이기 때문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네타냐후 내각의 주요 각료들은 하마스 공격과 관련해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도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과 상반된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요아브 키시 교육부 장관, 미키 조하르 문화체육부 장관과 IDF 군사정보국장과 보안국장 등은 하마스의 공격을 예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와 관련해 사과의 말을 전혀 내놓고 있지 않다.

이처럼 네타냐후 내각의 분열 징후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정부 내 입장을 재고하는 장관 2명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전쟁 전부터 정부 부처에서 관리들 간 혼란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낀 정부 관계자나 이번 사태에 의구심을 갖는 군인들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