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피해 탈출한 난민 4만2500명 아르메니아 도착 -AFP

아르메-아제르 분쟁 중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거주 아르메니아인들
아제르 정부의 공급로 차단·군사 작전 등 반복되는 위협에 대탈출

26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젠이 분쟁 중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차량이 도로에 줄지어 서 있다. 차량 위에는 의자 등 집안 살림이 잔뜩 실려 있다. 2023.09.2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박재하 김민수 기자 =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떠난 아르메니아계인 주민 약 4만2500명이 아르메니아에 도착했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은 휴전 협정 나흘 만인 지난 24일, 아르메니아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를 개방했다. 러시아 리아통신은 아르메니아에 도착한 피난민이 47000명에 이른다고 전해 최소 4만 명 이상이 대피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아제르바이잔에 거주하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피난길에 오른 이유는 양국간 영토 분쟁 속에 인종 청소를 당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을 탈출하려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피난 행렬을 촬영한 위성 사진. 라친 회랑을 따라 차량들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2023.09.2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캅카스 산맥 고원지대에 위치한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1990년대 이후 40여년간 국경 분쟁을 벌여온 곳이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아르메니아인들은 1988년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했으며 양국은 두 차례 영토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2020년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고 같은 해 11월, 러시아의 중재로 평화 협정이 체결됐다. 이후에도 산발적인 교전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아제르바이젠이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외부 지역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친 회랑'을 봉쇄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전면 차단됐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거주하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분쟁을 피해 아르메니아로 피난하던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09.2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국제사회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이 해당 지역을 굶주림으로 몰아넣어 제노사이드(대략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같은 쓴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우리 영토에서 아르메니아 군대의 무장 해제와 철수를 반드시 얻어내겠다"며 군사 작전을 강행했다가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중재로 하루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러 측 평화유지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군인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6일에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한 주유소가 폭발해 12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은 피난길에 오른 아르메니아인들이 자동차 연료를 구입하려고 줄을 서던 중 발생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