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종신집권 성공…푸틴 "친애하는 친구" 바이든 "나토 결속"
푸틴 " 친구 대선 승리는 당연한 결과" 친밀한 표시
바이든 "나토 동맹국 지속 협력 기대" 형식적 축하
- 박재하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정윤영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사실상 '종신집권'에 성공하면서 각국 정상들은 축하 메시지를 타전했다.
러시아는 '친애하는 친구'라고 표현하며 노골적으로 친밀감을 표명했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언급하며 불안감을 내비치는 등 분명한 온도차를 드러냇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 성공을 두고 "이번 선거 승리는 튀르키예 수장으로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타적인 노력의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당신 승리는 국가 주권을 강화하고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수행하려는 당신의 노력에 대한 튀르키예 국민의 지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며 "우호적으로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하는 귀하의 기여를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척을 지게 된 나토 회원이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치하에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협정의 중재자를 자처하기도 했으며 자국 내 최초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는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참여한 바 있다.
러시아 최대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훌륭한 정치인이며 벨라루스의 좋은 친구다"라며 "우리는 국제적 긴장을 완화하고 식량 안보를 지키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이해관계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열띤 반응과 달리 미국 등 서방은 대체로 짧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한다"며 "양자 문제와 공동의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해 나토 동맹국으로서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를 강조한 것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바라는 백악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세력을 보호하고 있단 이유에서 스웨덴의 가입 동의를 미루고 있다.
스웨덴 역시 이를 의식하며 '공동 안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한다"며 "우리의 공동 안보를 위한 노력은 향후 우선순위다"고 전했다.
이민자 문제를 놓고 강경책을 펼쳐 대립해 온 유럽연합(EU)에서도 '협력 강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을 축하한다며 "EU와 튀르키예 관계 진전을 추구하는 것은 양측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도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양국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고 유럽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 협력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99.85% 개표 기준 52.16%의 득표율로 47.84%를 받은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후보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8년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여기에 에르도안이 중임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할 경우 임기는 2033년까지 연장돼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이 열렸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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