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하루만에 도시 두곳 점령…美·英 자국민 철수 권고(종합)

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경비 요원이 전날 발생한 차량 폭탄 사고의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서한샘 기자
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경비 요원이 전날 발생한 차량 폭탄 사고의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아프가니스탄 반정부군 탈레반이 미군 철수 후 아프간 장악에 나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24시간도 안돼 지방의 도시 두 곳을 점령했다. 정부군은 탈레반과 제대로 교전도 하지 않채 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즈잔주(州)의 주도 셰베르간은 이날 탈레반에 의해 함락됐다. 이에 앞서 님루즈주의 주도 자란즈도 이들에게 함락됐다.

셰베르간 부지사는 AFP에 "불행하게도 도시가 완전히 함락됐다"고 전했다. 현재 셰베르간 정부군과 관리들은 도시 외곽에 있는 공항으로 이동해 방어를 준비 중이다.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 철수에 맞춰 일련의 공격을 감행하면서 아프간 지방의 광대한 영역을 확보했다. 지난 6일 함락된 자란즈는 '전투 없어' 탈레반에 함락된 첫 지방 도시가 됐다.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셰베르간에서는 저항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셰베르간의 군벌인 압둘 라시드 도스툼의 최측근 도시가 함락됐다고 했다. 도스툼은 북부 지역의 가장 큰 군벌 중 하나였다.

이런 무장세력의 패배는 아프간 정부의 희망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AFP는 설명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이 포획한 험비 트럭과 고급 SUV 등을 타고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또 대부분의 청년들은 환호하는 등 탈레반이 환영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AFP는 다만 이런 클립들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고위 관계자는 탈레반의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로 인해 보안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탈레반이 공격하기도 전에 대부분 보안군은 무기와 옷을 내려놓고 부대를 떠나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정부는 도시 두 곳이 점령된 것과 관련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미 시골 지역 상당수를 장악하고 있으며 현재 아프간 북부 헤라트를 포함해 라슈카르가, 칸다하르에서 정부군에 도전하고 있다.

아프간 북부 도시 쿤두즈 출신의 한 활동가는 AFP에 도시 외곽 여러 지역에서 밤새 전투가 벌어졌고, 탈레반이 눈에 크게 침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같이 심각해지자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에 대한 철수를 권고했다.

영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아프간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모든 여행 금지와 아프간에 있는 모든 영국인에게 상업적인 수단을 통해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