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 '또' 불발되나 …막판 논의 집중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 AFP=News1

</figure>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독일)'의 핵협상이 이란의 핵농축 권리를 둘러싸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협상이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참가국들은 대이란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이란 핵개발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타결안에서 일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이 불분명하던 각국 외무장관들이 전날 밤부터 속속 협상장에 합류하면서 당초 사흘일정이던 협상기한이 하루 연장돼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돌연 이튿날인 24일 오전 제네바를 떠나 영국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극적인 막판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번 핵협상도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대표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핵협상에서 자국의 우라늄 농축 권리가 분명히 인정되길 원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락치 차관은 "우리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합의안 초안에 분명히 명시돼야 한다"고 자국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이 보도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날 협상이 11시간째로 접어들었으며 "이견 대부분이 해결됐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협상이 "느리게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락치 차관은 "협상이 98% 진전을 봤지만 남은 2%가 다른 모든 이슈들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집중적이지만 어려운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이날 안에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전했다.

P5+1 측은 협상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협상에서 타결을 볼 수 있길 바란다는 기대를 내비친 바 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협상에 앞서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우리는 (협상을) 반드시 마무리짓기 위해 여기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과 P5+1은 2주전에도 제네바에서 핵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안 초안을 놓고 서방국들 사이 이견이 빚어져 합의가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타결을 보지 못한다거나 이른 시일내 추가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하지 못한다면 이란 핵문제가 또 다른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이란에서 온건파에 속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10년 넘게 끌어온 서방과 이란의 핵문제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핵문제에 대한 로하니 대통령의 외교적 시도가 계속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란 정부가 잠시 주춤하던 핵개발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이란에 대한 서방의 추가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방은 이란의 핵개발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은 평화적인 용도라고 반박해 왔다.

P5+1은 이란에 무기용으로 사욯될 수 있는 20% 우라늄 농축 중단과 추가 핵시설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은 자국의 고유한 권리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zyea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