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 '세계 최초' 기후변화 부채스와프 완료…2300억원 규모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가 세계 최초로 체결했던, 국가 채무를 탕감받는 대신 자연보호를 위해 재정을 지출하도록 하는 기후 탄력성 부채 스와프를 완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1억6500만달러(약 2320억7000만원)가 투자되는 이번 스와프를 완료했다면서 자금은 물관리, 식량안보,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스와프는 저소득 국가가 자연보호를 위해 재정을 지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투자자들이 해당국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바베이도스의 경우 유럽투자은행(EIB)과 미주개발은행(IDB)이 각각 1억5000만달러의 보증을 제공했다. IDB와 녹색기후기금(GCF)은 7000만달러의 선불 대출을 댔고 GCF는 4000만달러의 추가 보조금도 제공했다. 대신 바베이도스는 대출의 조건인 지속가능성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이 목표를 못 맞출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
기후변화에 노출된 국가들은 극한적인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물 위생부터 가뭄에 강한 작물을 키우는 등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유입시키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이 낮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었다.
바베이도스의 물 부족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더욱 악화하고 있으며, 바베이도스 국민의 물 가용성과 농업 등 경제 활동은 이미 세계 평균보다 훨씬 낮다. 이 스와프의 완료로 이제 1억2500만달러 규모의 돈이 물 공급을 늘리고 하수 처리장 시설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기후 관련 부채 스와프는 국가들이 자연 보호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점점 인기를 얻고 있어 바하마와 엘살바도르 등도 이 스와프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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