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전현직 대통령 지지자끼리 충돌 격화…대사관 "접근 말라"

주 볼리비아 대사관 "라파스 무리요 광장 등 접근 자제"

22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엘알토에서 경찰이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2024.09.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볼리비아의 전·현직 대통령 지지자들 간의 충돌이 격화되자 주 볼리비아 한국 대사관은 교민들이 무리요 광장 등 주요 지역에 접근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주 볼리비아 대사관은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내고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그 지지세력의 엘알토 및 라파스 행진이 시작됨에 따라 경찰이 무리요 광장 및 도시 내 여러 주요 지역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무리요 광장 인근 주요 차량 및 보행자 통행로를 폐쇄한 상태다.

대사관 측은 루이스 아르세 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교민들과 여행객들을 향해 "행진 지역에 접근하지 않는 등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아르세 대통령을 향해 24시간 이내에 개각하지 않으면 수천 명의 시위대가 행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볼리비아 원주민으로 구성된 모랄레스의 시위대는 라파스 외곽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모랄레스는 현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고 부패했으며 마약 밀매를 보호하고 잘못된 경제 정책을 시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루초(아르세의 별명)는 24시간 안에 마약을 하는 이들과 부패한 이들, 인종차별을 하는 이들을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르세는 "모랄레스에게 내란의 기쁨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 아르세 대통령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 정부 하에서 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지난 2019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4선 연임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자리에서 물러난 후 취임했다. 취임 당시에는 55%가 넘는 지지율로 지지 기반이 확실했으나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현재는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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