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野 지도자, 반정부 시위에 깜짝 등장…"거리 떠나지 않을 것"

신변 위협 받던 마차도, 수백 명 앞에서 "평화적 시위는 우리의 권리"
정부, 수도 및 기타 지역서 시위에 대비해 장갑차·병력 배치 늘려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 그는 국가 안팎에서 진행된 300여개의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다. 그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마두로 정권에 맞서 "우리는 거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외쳤다. 2024.08.1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부정 선거 의혹으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17일(현지시간), 은신 중이던 야당 지도자가 반정부 시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이날 베네수엘라 및 해외 300여개 이상의 도시에서 '진실을 위한 시위'를 열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한 후로 신변 위협을 피해 숨어 지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CNE)는 개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2%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선언했지만, 국제적 요청에도 자세한 개표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야당 측은 마두로 대통이 선거 결과를 조작했으며, 실제로는 야당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르티아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차도는 수백 명의 시위대 앞에서 "우리는 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기를 흔들었다. 그는 "지성·신중함·회복력·대담함…평화적 시위는 우리의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운동이 위협과 폭력에 맞서 "굳건하고 단결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위대는 큰 환호와 함께 "자유! 자유!"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마차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들은 우리를 겁주고 분열시키고 마비시켜 사기를 떨어뜨리려 하지만 그들은 거짓말과 폭력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집결한 반정부 시위대의 모습. 이들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과정에서 부정 행위가 있었다며 "자유"를 외쳤다. 2024.08.1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선거일 이후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서 희생된 이는 지금까지 총 25명이다. 이 밖에도 200여 명이 다치고 2400여 명이 체포됐다.

마차도가 등장한 이날도 수도 카라카스에는 아침부터 장갑차 두 대와 오토바이를 탄 병력 40여 명이 일부 지역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 현지 언론은 다른 지역에서도 보안 병력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카라카스에서 시위에 참여한 50대 교사, 아드리아나 칼자딜라는 AFP에 "이 정부는 권력을 유지하려는 범죄 정권이다. 나는 자유의 냄새를 맡았고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