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시위에 베네수엘라 대혼돈…상점 문닫고 교통 중단
버스터미널에 버스 없고 상점 선반은 텅텅 비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승리에 불복하는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면서 상점 문이 닫히고 대중교통 운영이 중단되는 등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전역의 대중교통 운영이 감축되거나 중단됐고 많은 상점은 문을 닫거나 일찍 폐점했다.
채소와 생선 등 식료품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도 카라카스의 상점 문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소매업계 소식통은 로이터에 식료품들이 도착하려면 최대 며칠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산크리스토발의 버스 터미널은 문을 열었지만 버스가 배차되지 않았고, 마라카이 지역의 버스 운전사들은 도로 위에서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렌시아시(市)의 한 슈퍼마켓 직원은 "대중교통이 없어 자전거를 타러 왔다"며 "사무직원이지만 직원이 모자라서 계산대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유소도 북새통이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는 전국 주유소에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도시에서는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오토바이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마두로 정권은 대선 불복 시위를 '파시스트 활동'으로 규정하며 처벌을 경고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은 야권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와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등 야권 인사들을 모두 체포해야 한다며 "시위대의 우두머리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타렉 사브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은 이번 시위로 162명이 체포되고 공무를 수행하던 77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마두로 정권의 위협으로 야권 인사들은 카라카스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머무는 야당 의원들은 대사관 바깥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으며 머무는 건물의 전기가 끊겼다고 호소했다.
한편 미국·브라질·칠레 등이 베네수엘라에 개표 자료 공개를 촉구하는 등 마두로 정권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졌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통보좌관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우리의 인내심과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며 "선거에 대한 모든 세부 자료를 공개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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