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운전사 출신 마두로, 부정선거 논란 속 철권통치 이어간다[피플in포커스]

AFP "고집스럽게 운전대에 매달린 마두로"
차베스주의 이어받은 마르크스주의자, 푸틴·시진핑과 긴밀한 관계

28일(현지시간)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연임에 성공했다. 2024.7.28.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8일(현지시간) 부정선거 논란 속에 3연임을 확정 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의 버스 운전사 출신이다.

AFP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의 재집권을 두고 "고집스럽게 운전대에 매달렸다"고 표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좌파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은 마르크스주의자로, 큰 덩치와 짙은 콧수염이 특징이다. 버스 운전사 시절 노조위원장을 지내다 1980년대 같은 공산권인 쿠바로 건너가 정치 교육을 받았다.

이후 그는 1992년 차베스의 구명 운동을 벌이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차베스 집권기에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기반을 다졌다. 이후 외무장관과 부통령 등 요직을 거쳐 2013년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 당시 공식적인 후계자로 지명받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유화·통화통제·민간 부문에 대한 적대적 정책 등으로 요약되는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 이른바 차비쯤(차베스주의)을 이어받았다.

아울러 입법부·사법부·군부·국가기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반정부 인사들을 철저히 탄압했다. 특히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권위주의 지도자들과 긴밀한 정치적·경제적 유대관계를 맺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하지만 국제유가 급락 속에 경제위기를 겪게 되면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물가 상승률이 무려 6만 퍼센트(%)까지 치솟고 생필품 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약 770만 명의 주민이 해외로 도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두로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파들을 차단하고, 반체제 인사들과 도전자들을 감옥에 가두며 권력을 이어갔다.

또 미국과는 일부 제재 완화를 대가로 야권과 함께 선거를 실시하는 내용의 거래를 성사했다. 그 결과 현재 미국 셰브런과 렙솔 등은 베네수엘라에서 개별 면허를 통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철권통치를 하면서도 '노동자 대통령'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10대 때 에니그마라는 록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한 점을 강조했고, 검사 출신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와 함께 TV에 나와 살사 춤을 췄다. 만화 캐릭터인 '슈퍼 비고테'에 자신을 투영하며 제국주의와 맞서 싸우는 슈퍼히어로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또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내가 패배하면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라며 유권자와 반대파들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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