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와 달리 마두로 3연임 성공…서방 "선거 투명성 중요"(종합)
마두로 베네수 대통령 3연임 성공…야권 "우리 후보가 70% 득표"
미국 등 주변국 투명한 결과 요구…"국민 투표와 의지 반영 안돼"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정권 교체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권 측과 미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은 예상과는 상반된 결과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마두로 대통령이 51.2%를 득표해 연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경쟁 후보였던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44.2%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은 6년 더 정권을 유지하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평화와 안정의 승리"라며 "베네수엘라 선거 시스템은 투명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번 선거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베네수엘라가 마두로 정권하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부정부패, 미국의 경제제재 등으로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3년 이후 80% 급감했고 지난 2018년엔 6만%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베네수엘라 화폐인 볼리바르의 가치가 폭락했다. 이에 약 700만 명의 국민들이 멕시코 등 다른 중앙아메리카 국가들로 이주했다.
이에 지난달 베네수엘라 여론조사업체인 ORC 컨설턴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우루티아의 지지율이 57%를 기록해 14%를 기록한 마두로의 지지율을 크게 앞섰다. 이날 에디슨 리서치가 실시한 출구 조사에서도 우루티아 후보가 65%를 득표해 마두로 대통령(31%)보다 두 배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부터 마두로 대통령까지 25년간 이어져 온 반미·좌파 정권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에선 마두로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야권 측은 승복하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선관위의 결과 발표 이후 "곤잘레스가 대선에서 70%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이 국가 기관과 군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데다 선거 전 다가 되길 원하지 않으면 투표해달라"고 위협까지 하면서 부정선거 및 유혈사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어 왔다. 이에 유엔과 미국의 카터 센터가 참관단으로 나섰고 야권 측도 9만 명의 자원봉사단을 선거 모니터 요원으로 전국 투표소에 배치했다.
예상과 다른 선거 결과에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일 외교국방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베네수엘라의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투표와 의지를 반영하지 않은 선거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선거 결과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을 요구한다"며 "칠레는 검증할 수 없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정확한 결과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우리는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발표한 결과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있다. 그렇기에 선거 참관단의 보고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평화롭게 그리고 많은 수의 투표를 통해 국가의 미래를 결정했고 그들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상세한 개표와 투표소에서의 투표 기록에 대한 접근을 포함하여 선거 과정의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루는 선거 결과 발표 이후 페루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초치해 선거 결과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반면 쿠바와 볼리비아, 온두라스 정상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