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법원, 야권 지도자 출마 금지…마두로 3연임 발판?

공정 선거 조건으로 제재 일부 완화한 미국 반응에 주목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3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유세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다. 2024.1.2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야권 지도자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 대선 예비후보에 공직선거 입후보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3연임을 목표로 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 온 기관이다. 대법관들이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마차도는 마두로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야권 지도자로 꼽혀 왔으며 지난해 야당 '벤테 베네수엘라(VV)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베네수엘라 3일(현지시간) 석유 자원이 풍부한 가이아나의 영토를 편입시키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23.12.0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러나 대법원은 마차도가 과거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이 계획한 부패 행위에 가담해 국가에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를 들어 그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마차도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범죄 조직은 부정선거라는 가장 나쁜 길을 선택했다"라는 글을 올려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공정 선거를 조건으로 제재를 일부 완화했기 때문이다.

마두로 정권과 야권은 지난해 바베이도스에서 국제 참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 합의를 계기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유통과 판매에 부과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죄수 교환도 실시했다.

미국 국무부는 마두로 정권이 야권과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이 또다시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에 고삐를 당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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