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동결 러 자산 이자로 우크라 지원 검토…올해 1분기 수익만 1조원

유로클리어에 284조원 묶여…대출 등으로 재투자
고금리로 막대한 수익…실제 우크라 지원은 미지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청사 전경.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유럽연합(EU)이 약 284조원 상당의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1분기 발생한 이자수익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회원국과 EU집행위원회(EC) 관계자들이 이날 '유로클리어'가 보유한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로클리어는 벨기에에 있는 세계 최대 국제증권 예탁결제기권으로 이곳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은 1966억 유로(약 284조원)에 이른다. 이중 1800억 유로(약 256조원)가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다.

유로클리어는 보관된 자산을 재투자해 수익을 불리는 방식으로 신용 위험을 최소화한다.

특히 고금리 기조와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적 제재로 이례적인 규모의 러시아 자신이 동결되면서 유로클리어는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FT는 전했다.

벨기에 정부에 따르면 이로 인한 올해 1분기 이자수익은 7억3400만 유로(약 1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자수익이 누구의 것인지는 불명확해 우크라이나에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면서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금융기관들은 이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에 사용하는 것이 유망해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법적 영향을 검토해야 하고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광범위한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로클리어는 2022년 기준 35조6000억 유로(약 5경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어 조금의 움직임도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EU는 다음 달 말 회의에서 동결 러시아 자산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EU집행위는 "국제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복잡한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다국적 대러시아 제재 집행기관인 '러시아 엘리트·대리인·올리가르히(신흥재벌) 태스크포스'(REPO)는 지난해 580억 달러(약 77조원) 상당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다.

당시에도 이렇게 동결된 자산을 매각해 우크라이나 재건·복구 비용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럿 제기됐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서도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매각하는 데는 "중대한 법적 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