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여성 NGO활동 금지' 탈레반 정권 규탄

"유엔 등 인도주의 활동에 중대하고 즉각적인 영향"
"국제사회 기대뿐 아니라 아프간 국민과의 약속에도 어긋나"

지난 2018년 3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금지한 탈레반 정권을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성명을 내고 "탈레반이 자국 내 NGO를 대상으로 여성 고용 금지를 명령한 것은 유엔을 포함한 기구들의 인도주의적 활동에 중대하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4일 탈레반 정부는 일부 여성 직원들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다면서 아프간 내 모든 NGO에 여성 고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발표했다. 중·고등학교 여학생과 여자 대학생의 등교를 금지하고, 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직장을 학교와 병원 등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안보리는 이런 상황과 관련해 "(탈레반 정권은)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존중을 점점 더 앗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보리는 탈레반 정권의 여성 탄압 정책이 "국제사회의 기대뿐 아니라 탈레반이 아프간 국민들에게 한 약속과도 어긋난다"며 유엔 아프간지원단(UNAMA)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미 세이브더칠드런,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 케어(CARE) 등은 공동 성명을 내고 "여성 직원 없이는 아프간에서 도움이 절실한 어린이, 여성, 남성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없다"면서 아프간 지부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안보리에서 "아프간 국민의 97%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인구의 3분의 2가 생존을 위해 원조가 필요하며 2000만명이 극심한 기아에 직면해 있다"며 "여기에 110만명의 10대 소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20년 만에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포용적 정부 구성과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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