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7년래 최장기간 약세...BOJ, 추가 양적완화 전망

초강세를 보이던 엔화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당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25일 엔은 7년래 가장 오랜 기간 약세를 지속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런던외환시장에서 80엔대를 넘긴 80.16엔으로 움직이고 있다.

직전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80.19엔을 기록해 지난 6월 25일 이후 최고로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오르면 엔화의 가치는 떨어진다.

엔/달러는 지난 22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해 최근 달러당 78~80엔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엔약세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엔고저지 방침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정책회의를 앞두고 국채 등 자산매입 기금 규모를 10조엔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OJ는 앞서 지난달 회의에서 10조엔 규모의 추가 완화를 결정했다. 현재 BOJ의 자산매입기금 규모는 총 80조엔 규모이다.

엔고를 기회 삼아 실시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초대형 외국 기업 인수합병(M&A)도 엔 약세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3위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가 지난 15일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 넥스텔 지분 70%를 약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며 일본 내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강화됐다.

일본의 막대한 수준의 무역 적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근거로 꼽힌다. 일본의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4월~9월) 무역적자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인 3조2190억 엔(한화 약 44조6343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었다.

대 유럽연합(EU) 교역에서 사상 처음 반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데다 9월에는 중국의 반일 시위로 대중 수출도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엔 약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BOJ 부양책 규모가 시장을 실망시킬 경우 엔이 가파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BNP 파리바의 스티븐 세이웬 외환 투자전략 대표는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강세를 좇는 대신 엔 매도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개입으로 일시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미국의 제3차 양적완화로 인해 늘어난 달러 유동성이 엔화를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월 BOJ의 '깜짝' 통화 완화 정책 발표로 엔·달러 환율은 순간적으로 83엔대까지 치솟았으나(엔 급락) 이내 상승분을 반납한 바 있다.

kirimi9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