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부터 '대단한 영향력'…전세계 통화정책 '트럼프 불확실성' 대비

[트럼프 시대]유럽·캐나다 등 금리인하…트럼프 관세 부과에 따른 성장세 둔화 대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트럼프 위협은 매우 파괴적…기업 투자 악화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관세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야기할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전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미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4.25~4.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반면 점도표에서는 내년 금리가 두 차례, 0.5%P 인하될 것으로 예고됐다. 지난 9월 네 차례, 1%P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요 요인이나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펼칠 정책들에 대한 불확실성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트럼프 영향력이 연준 위원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일부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매우 예비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트럼프) 정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조건부 추정치를 전망에 포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들은 (트럼프 정책 영향력과 관련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일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로 정책의 불확실성을 꼽았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위원 중 일부는 이미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 세금 인하, 이민 단속과 같은 정책이 향후 몇 달 동안 통화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은 미국보다 유럽과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서 더 크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각국 중앙은행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금리 인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내년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트럼프 정책으로 인한 성장세 둔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미국이 트럼프 정부하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다면 유로존의 성장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티프 맥클램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유럽과 함께 캐나다도 지난주 금리를 인하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금리 인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은 "매우 파괴적"이고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그런 환경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 투자가 더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 해결을 하지 않을 경우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취임 즉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기준 약 4500억 캐나다 달러로 이는 전체 수출액(약 5920억 캐나다 달러)의 약 76%를 차지한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캐나다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캐나다 재무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대해 "현재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향후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