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에 "환율 조작 강력 대응"

"현재 환율 조작국은 없다…달러 기축통화 위협도 없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 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8.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재무부의 재닛 옐런 장관은 환율 조작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이 내년 위안화 절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옐런 재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다른 국가들이 경쟁 우위를 통해 환율을 조작하려고 한다면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국통화를 조작하는 국가를 허용하지 않으며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를 조작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매우 세심하고 강력하게 대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로서 환율 시장에서 조작 개입은 없다고 옐런 장관은 강조했다. 금융시장, 무역, 기타 거래에서 달러의 글로벌 사용에 필적할 수 있는 다른 통화는 없기 때문에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위협도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음달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행정부가 1985년 플라자 합의와 유사한 형태로 달러 가치를 떨어 뜨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옐런 장관은 시장이 달러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특정 국가를 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잠재적 관세부과에 대비해 내년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온 직후라는 점에서 미중간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번질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최소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재무부는 최근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을 포함해 주요 무역국의 조작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환율 관찰대상국 목록에서 빼지 않았는데 대미 무역흑자가 크고 외환 관행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국이 수출 물량이 늘었지만 경상수지가 소폭 감소해 수출 가격이 하락한 점도 포함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2017~2020년 집권 1기에도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인 바 있는데 2019년 8월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스티븐 므누신에게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2020년 1월 중국 정부 관리들이 트럼프와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하면서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 트럼프의 환율 조작 지정은 일종의 협상 전략으로 여겨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가 2기 첫번째 재무장관으로 발탁한 인물은 헤지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로 그가 미국 상원에서 확정되면 2025년 4월 환율 보고서 작성을 감독한다.

로이터는 "옐런 장관이 중국과의 단절된 경제관계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하면서 그가 모든 수준의 중국 관리들과 지속적 소통을 유지하고 공통 관심분야에 대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