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사후 재산 210조 기부금 관리할 자녀 이외 후임자 3명 지정

"기업제국, 후계구도 계획 아니다…대기 명단 불과"

워런 버핏이 이끌고 있는 미국의 투자 전문 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로고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스크린에서 비춰진 모습. 2023.05.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투자현인 워런 버핏(94)이 사후에 재산 99.5%(1500억달러, 약210조원 이상)을 기부할 준비를 마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핏은 유산을 딸과 두 아들이 감독하는 자산 신탁에 기부할 계획인데 세 자녀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후임자 3명을 지정한 것이다.

버핏은 자신의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딸 수지(71)와 아들 하워드(69), 피터(66)가 신탁 관리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한 3명의 후임자를 지정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서한에서 후임자들은 모두 자신의 자녀들보다 다소 어리지만 모두 합리적이며 자녀들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서한에서 "제국을 구축하거나 자녀들을 넘어 (후계자를) 확대하는 계획을 절대 추구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지정한 후임자들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온 것일 뿐이며 수지, 하위, 피터가 내 재산을 모두 처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버크셔의 A주식 1600주, 11억4000만달러를 4개 가족 재단에 기부했다. 버핏은 2006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재단에 기부한 이후 기부금은 58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버핏이 빌앤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430억달러가 넘는다.

버핏은 버크셔 주식의 14.4%를 소유하며 생전에 5개 재단에 계속 기부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버핏이 사망하면 그의 자녀들은 10년 동안 남은 재산을 기부할 수 있고 어떤 자선 목적에 사용할지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한다.

딸 수지는 건강과 유아교육 관련 재단을, 아들 하워드는 세계 기아 문제 해결, 인신매매 방지, 분쟁 완화를 위한 재단을, 아들 피터는 소외된 소녀와 여성, 원주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이니셔티브를 진행하는 재단을 각각 이끌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