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첫 시험대 CPI…관세 인상과 인플레 위험
[월가프리뷰]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 증시의 랠리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추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등장에 따른 기록적 상승세를 지지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 올리면서 벤치마크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지난주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p) 낮추면서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하할 수 있는 능력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만하게 유지되는지 여부에 달렸다.
B 라일리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로이터에 13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개념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의 핵심 공약인 관세 인상으로 소비자 물가가 오를 수 있다.
로이터가 설문 조사한 경제학자에 따르면 10월 CPI는 연간 2.6%의 속도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이었던 9월의 2.4%보다 소폭 오른 것이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2022년에 도달한 40년만의 최고치보다는 훨씬 낮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기대치가 바뀐 후 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전망도 바뀔 수 있다. 연준 펀드 선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재 4.5%~4.75%인 금리가 2025년 말까지 약 3.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9월 예상치보다 약 100bp 높은 수준이다.
또 금융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올해 기업 이익 호조와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보탬이 됐다.
글렌메드의 투자 전략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레이놀즈는 연준 기준금리의 중립 수준이 3% 정도라고 말하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위험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연준이 중립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평균을 훨씬 웃도는 인플레이션의 시기를 막 지났다"며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은 파도처럼 밀려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경제 아젠다는 대통령 임기 동안 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짐 베어드는 "세금 정책이나 무역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에는 아직 멀었지만, 두 가지 모두 테이블 위에 있으며 의심할 여지없이 연준의 계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에서 큰 움직임이 있었던 이후에도 새로운 정치 환경에 계속 적응하고 있다.
트럼프의 수입 관세 인상 계획에 따라 국내 중심의 소규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형주 러셀 2000 지수는 8% 상승했다. S&P 500 은행 지수는 공화당의 규제 완화 노력에 따라 대출 기관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약 7% 뛰었다.
트럼프가 정책 목표를 구체화하고 정치적 임명을 시작하면서 초기 시장 반응은 계속 시험을 받을 것이다.
UBS글로벌 자산관리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시장이 트럼프의 승리를 소화하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인수팀에서 더욱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나오면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추가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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