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중국산 전기차 관세 최대 45.3%로 인상 승인(상보)

관보 게재 다음날 즉시 발효…중국 보복관세 위험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생산한 전기차들이 지난 4월 중국 장쑤성 연안도시 례윈강의 항구 부두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기 전 주차된 모습. 2024.04.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정지윤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최대 45.3%까지 인상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EU가 중국의 보조금 관행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관세 인상이 승인, 발효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해 기존 10%에 추가로 테슬라 7.8%, 중국 상하이자동차 35.3% 부과하는 결정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새로운 관세율은 29일 오후 혹은 30일 관보에 게재되고 다음 날부터 발효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U 무역 정책을 감독하는 집행위는 특혜 금융과 보조금, 토지, 배터리, 원자재 등 불공정 보조금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기차 생산력은 연간 300만대로 EU 시장 규모의 두 배에 달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100% 관세를 감안하면 넘치는 중국산 전기차가 향할 확실한 출구는 유럽이다.

하지만 중국은 EU의 관세가 보호 무역주의적이며 상호 관계와 자동차 공급망에 피해를 준다며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중국은 올해 EU산 브랜디, 유제품,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시작했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습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집행위는 중국 브랜드의 EU 시장 점유율이 2019년 1% 미만에서 8%로 높아졌고 2025년에는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산 모델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EU산 모델보다 20% 싸다.

EU의 대중 전략은 지난 5년 동안 상당히 강경해지만 전기차 관세에 대해서 EU 회원국들은 단합하지 못하고 있다.

EU 최대 경제 대국이자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은 이달 초 EU 회원국 투표에서 관세 부과에 반대했다. 이달 초 투표에서는 찬성 10표, 반대 5표, 기권 12표가 나왔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대형 휘발유 차량에 대한 수입 관세가 높아질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EU의 추가 관세를 반대해왔다.

독일 국민차 폭스바겐은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이 있고 독일 노동자 수천 명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중이다.

헝가리의 경우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EU가 중국과의 '경제 냉전'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랑스 자동차 협회(PFA)는 관세 부과를 환영하며 공정하다면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관세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중국과 8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으며, 관세 부과 이후에도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가능한 최저 가격 약정을 검토중으로 추가 협상에 합의했지만 EU 위원회는 "상당한 격차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일부 생산업체가 관세를 부분적 흡수할 여력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중국의 EU에 대한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했지만, 관세 부과를 앞둔 8월과 9월에는 3분의 1 이상 급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