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기존 브릭스 인프라로 국경간 무역결제 충분하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미국 달러를 대체할 국제결제시스템 구축에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기존 인프라가 충분하기 때문에 국경간 결제를 위한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별도의 공동 시스템을 계획하지는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구축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 은행이 만든 기존 금융 메시징 시스템과 다른 브릭스 중앙 은행이 운영하는 유사한 시스템을 사용하여 국가 통화로 상호 지불을 촉진할 수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설명했다.

정상 회담에 앞서 러시아가 새로운 금융 메시지 시스템과 브릭스 중앙은행들을 통해 서로 연결된 국가 상업은행 네트워크를 포함하는 브릭스 국가통화로 대체 결제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구상했던 것에서 후퇴한 것이다.

다만 푸틴은 브릭스 국가들 사이 무역을 위한 국경 간 결제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며 "핵심 이슈 중 하나는 결제 문제"라고 말했다.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는 국제결제시스템 스위프트에서 차단되면서 중국, 터키 등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 결제 지연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의 주요 무역국들은 서방 규제당국으로부터 러시아와의 거래와 관련한 조사 압박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대체 결제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중국을 비롯한 다른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의 공동성명은 대체 결제 시스템에 대한 진전이 거의 없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반서방 의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브라질, 인도, 남아공과 같은 회원국들은 반서방적 전략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