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공화당 의회 장악하면 위안화 12% 폭락"

로이터 "트럼프 승리 대비하며 위안화 곰들이 맴돈다"

중국 위안과 미국 달러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다시 입성할 가능성에 중국 위안화가 베어(곰, 약세론자)들에게 휩싸였다. 투기 세력 뿐 아니라 달러를 비축한 중국 본토의 수출업체들도 위안화 약세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지난 3주 동안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5% 떨어졌는데 낙폭은 1년 만에 최대다. 트럼프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중국에 더 막대한 관세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위안화에 더 많은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이터는 "곰들이 트럼프의 승리에 대비하며 위안화 주위를 맴돈다(Bears circle China's yuan gearing for Trump win)"고 표현했다. 트럼프 승리 가능성으로 위안화 약세 베팅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스트스프링 투자의 롱 렌 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중국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전방위적으로 더 높은 무역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며 "가장 쉬운 정책조정 메카니즘은 통화 평가절하(currency depreciation)"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은 트럼프 재임 기간 위안화 절하 카드를 썼다. 트럼프가 처음 중국산 제품에 1차 관세를 부과했던 2018년 위안화는 달러 대비 5% 떨어졌다. 이후 1년 동안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안화는 1.5% 추가 하락했다.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허용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제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부활의 일환으로 중국산 제품에 60% 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제퍼리즈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외환 책임자는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위안화가 몇 달 동안 최대 12% 주저 앉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채권 금리 하락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4.25%를 넘겨 중국 금리(2%)의 2배가 넘는다. 미국의 추가 무역관세 위협과 위안화 약세 전망에 직면한 중국 기업들은 해외에 보유한 현금 송환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상하이 소재 한 전자부품 수출업체를 운영하는 한 중국인은 로이터에 "관세와 트럼프는 미국 금리인상과 더 비싼 달러를 의미한다"며 "홍콩에 해외 계좌에 달러 예금을 보관하고 있지만 아직 환전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