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메트로 상장 첫날 45% 폭주·시총 1조엔…6년 만에 최대 IPO

23일 도쿄에서 주식 전광판에 도쿄메트로의 상장을 축하하는 문구와 함께 시초가 1630엔이 표시되어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을 운영하는 도쿄메트로가 일본에서 6년 만에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했고 주가는 폭주했다.

이번 IPO는 2018년 말 기술 투자기업 소프트뱅크 이후 최대어로 개인투자자(개미)들을 끌어 모으며 주가는 상장 첫날 45% 폭등해 화려하게 데뷔했다.

조달금 대비 15배 청약 열기…"개미부터 기관까지"

도쿄메트로는 23일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상장했고 거래 시작 직후부터 매수 주문이 몰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쿄메트로의 IPO는 15배가 넘는 청약자들이 몰렸다.

상장 후 첫 주가인 시초가는 주당 1630엔(약1만4790원)으로 공모가 1200엔을 36% 웃돌았다. 이날 오전과 오후 거래에서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가는 공모가보다 45% 오른 1739엔으로 마감했다. IPO로는 2018년 소프트뱅크(7조1800억엔) 이후 최대 규모다.

도쿄메트로의 시가총액은 1조엔을 넘기며 개미부터 기관투자자까지 폭넓은 층을 끌어 들이는 데 성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조달 예정액 대비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얼마나 모였는지를 나타내는 '청약배수'는 국내 일반투자자는 10배 이상, 국내 기관투자자는 20배 이상, 해외 기관투자자는 35배 이상에 달했다.

도쿄메트로의 주식 상장은 2011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부채 상환을 위해 정부가 2028년 3월까지 도쿄 메트로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법안에 따른 것이다.

이번 IPO로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보유한 도쿄메트로의 총 지분은 50% 이하로 줄어든다. 기존 일본 정부 지분은 53.4%, 도쿄도의 지분은 46.6%였다.

200주 이상 투자자, 열차국수 튀김토핑 무료

도쿄메트로의 역사는 19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아 최초의 지하철을 시작으로 현재 매일 650만명을 실어 나르며 부동산과 소매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한다.

긴자, 마루노우치, 히비야, 도자이, 치요다, 유라쿠초, 한조몬, 난보쿠, 후쿠토신 등 총 195km에 이르는 9개 노선을 운행 중이다.

도쿄 메트로는 이번 IPO에서 200주 이상(공모가 기준 300만원)을 구매하는 투자자에게 박물관과 골프장 티켓, 국수 판매대에서 튀김 토핑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일본증권딜러협회의 모리타 토시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개인 투자자에게 친숙한 대기업의 상장은 투자자 저변을 넓히는 데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와세다 대학의 미야지마 히데아키 재무학 교수는 AFP통신에 도쿄 메트로 같은 기업의 '낮은 변동성'이 일본 가정에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의 매우 낮은 환율"과 최근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고려할 때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일본 시장은 매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