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인상 의지 재확인…"실질 금리 너무 낮다"

엔화 8개월 만에 최강세…8월 폭락장에도 긴축 고수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앞을 한 회사원이 걸어가고 있다. 2023.04.07. ⓒ 로이터=뉴스1 ⓒ News1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이 기준 금리를 다시 인상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발산했다.

인플레이션이 전망에 부합하면 일본은행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니카가와 준코 정책위원이 11일 밝혔다. 7월 말 깜짝 금리인상에 따른 8월 초 금융시장의 대폭락에도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이 탈선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나카가와 위원은 이날 경제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현재 실질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경제와 물가 전망이 충족되면 인플레이션 2%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통화 부양의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7월 말 금리인상 직후인 8월 초 금융시장이 순간 무너지며 제기된 금리 동결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나카가와 위원은 7월 정책 전환 이후 일본은행이 "시장 상황을 되돌아보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일본 경제는 꾸준한 임금 인상이 소비자 지출을 뒷받침하면서 4~6월에 연간 2.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본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수요 부진과 미국 성장 둔화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하지만 7월 핵심 인플레이션은 2.7%를 기록해 견고한 임금상승이 일본은행의 인플레 목표 2% 달성에 힘을 실어준다. 나카가와 위원은 해외 불확실성이 일본 경제의 위험요소라고 경고했지만, 소비자 지출이 임금 상승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추세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일본의 타이트한 고용 시장과 지속적인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일본의 물가 전망에 상방 위험이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나카가와 위원은 "노동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임금 상승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초과할 수 있는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노무라 자산운용의 회장을 지냈던 나카가와 위원은 통화정책에 대해 중도적 입장을 취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나카가와 위원의 발언에 힘입어 엔화는 8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11일 오후 2시 5분 기준 1.84% 하락한 140.95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올해 1월 2일 이후 최강세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