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태국, 불안정한 정치 환경…부정적 등급 조치" 경고

패통탄 신임 총리 관련…잦은 정치 불안에 정책 수립 방해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각) 방콕에서 신임 총리로 왕실 인증식에 아버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도착을 하고 있다. 2024.08.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가 태국에서 패통탄 친나왓 신임 총리가 임명된 것과 관련해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피치는 21일 태국의 불안정한 정치 환경이 정책 결정과 투자 신뢰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주 태국에서 의회가 패통탄을 신임 총리로 신속하게 승인하면서 정치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태국은 20년 넘게 패통탄의 아버지 탁신과 그의 동맹세력, 그리고 보수적인 친군부 친왕정 엘리트 간의 권력 다툼으로 지배를 받아왔다.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였던 탁신과 관련된 정당은 선거에서 거듭 승리했지만 쿠데타와 법원 판결로 정부가 뒤집히는 일이 반복됐다.

패통탄 전임자였던 스렛타 타비신은 내각 인선과 관련한 윤리 위반으로 해임됐다. 또 법원은 2023년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전진당을 해산했는데 군주제 법개정을 시도한 것과 관련한 헌법 위반을 이유를 들었다.

최대 관심은 16세 이상 전국민에게 인당 1만밧(약38만5000원), 총액 4500억밧(약 140억달러, 17조원) 현금을 디지털 지갑으로 주는 계획이 실행될지 여부다. 이 계획은 2년 동안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2.4%에 해당하는 돈이 들기 때문에 태국의 국가신용도와 직결될 수 있다.

피치는 2025회계연도 이후 대규모 정부지출에 대한 정치적 압력으로 재정 건전화가 저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정부 부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공공 지출을 늘리고 구조적 성장 장애를 해결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로 그칠 수 있다.

태국의 잦은 정치적 불안정이 역사적으로 효과적인 정책 수립을 방해해 왔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태국 경제지표는 국가 신용도가 비슷한 다른 많은 국가들에 비해 뒤처졌고 최근 정치적 상황은 장애가 될 수 있다.

다만 피치는 태국 정부가 국내 자본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부채 구조 덕분에 2019년 이후 늘어난 정부 부채의 증가와 관련한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광범위한 정치 불안의 위험은 낮아 보이지만 정치적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적 혼란이 경제 정책 결정의 효과와 성장 전망을 악화할 정도로 심각해지면 잠재적으로 국가신용 등급이 부정적으로 조정될 수도 있다.

피치는 태국의 신용등급을 'BBB+'(투자적격 하중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확정하면서도 태국 정부가 공공부채 비율을 안정화하지 못하면 부정적 등급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