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 돌아오고 있다…페소 대비 엔저 포지션 19% 급증

"엔캐리 트레이딩 회복세…상처가 아물고 있다"

일본 엔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엔화의 강세가 주춤하면서 일본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캐리 트레이딩(금리차 기반 거래)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1일 보도했다. 캐리 트레이딩이란 엔처럼 낮음 금리의 통화로 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개미들이 엔고가 주춤해지면서 멕시코 페소, 터키 리라 등 고수익 통화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도쿄 금융거래소의 클릭365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페소와 터키 리라에 대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순매도 포지션은 이달 2일 수준으로 회복했다.

페소 대비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포지션은 8월 5일 대비 19% 늘어난 6만7808계약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엔화가 급등하면서 페소 대비 엔저 포지션은 하루 만에 47% 급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리라 대비 엔저 포지션은 8월 5일 대비 4% 회복한 65만5539계약이다. 리라 대비 엔저 포지션은 5일 하루에만 17% 줄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딩 청산으로 월초 글로벌 금융시장은 대규모 매도세에 휩싸였다. 이달 5일 일본 증시 10% 넘게 폭락했다가 며칠 안에 낙폭을 회복했다.

초저금리의 수 십년을 살았던 일본 개미들은 그동안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 통화를 매수하는 캐리 트레이딩에 거의 올인했었다.

하지만 7월 31일 일본은행이 예상을 깨고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엔저가 영원할 수 없다고 판단, 엔화는 7개월 만에 최고까지 끌어 올렸다.

이로 인해 엔저에 기반한 캐리 트레이딩이 대규모 청산이 일었다. 엔저 포지션에 손실이 났고 레버리지(차입)에 따른 마진콜(증거금 요청)이 귀가 멍할 정도로 울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도쿄 트레이더스의 이구치 요시오 증권시장서장은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시장에 복귀하며 레버리지를 낮춰 위험을 통제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가 치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미들이 캐리 트레이딩으로 서서히 복귀하고 있지만 회복이 더디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