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 공백에 금리인상 중단 위험…엔캐리 투자매력 '쑥'

9월 19~20일 자민당 경선, 11월 미국 대선 주목
엔화 공매도 30~40% 급증…엔캐리 재개 움직임

미국 달러와 일본 엔ⓒ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사임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경로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단 일본의 금리인상이 전면 혹은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낮은 금리의 일본 엔화를 빌려 고수익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딩'은 재개되는 분위기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기업의 임금인상을 압박했고 일본은행은 기시다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왔는데 그의 퇴진으로 금리인상 경로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정치적 공백으로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정부와 협력해 금리정상화를 노리는 일본은행의 정책도 복잡해질 위험에 처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후보들은 대부분 엔화 급락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현재 일본은행의 초저금리를 지지해왔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점진적 금리인상이 "올바른 정책 방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엔화 약세로 인해 생활비 상승으로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당분간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 속도가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인상 기조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동결 입장을 고수할 이유도 충분하다. 우선 9월 19~20일 자민당 총리를 뽑을 경선이 있다. 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10월30~31일 정책회의에서도 추가적인 정책 조치를 취하기 힘들 수 있다.

다이와 증권의 토루 스에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일본과 미국의 정치 이벤트가 진행되는 12월까지는 적어도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금리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헤지펀드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리 트레이딩에 열광하던 기업 고객과 헤지펀드들이 다시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ATFX 글로벌 마켓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엔화 공매도가 약 30~40% 증가했으며, 헤지펀드와 고액 순자산 투자자 고객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