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비만 알약 임상…12주 만에 체중 13% 감량

주가 8% 넘게 급등해 시장가치 테슬라 넘어서
비만 주사제 위고비 올해 중국 판매 승인 기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주사제 위고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비만 주사제 위고비의 제조업체 노보 노디스크의 몸값이 전기차 테슬라를 넘어섰다.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중인 알약 버전의 비만 신약이 1상 임상시험 결과 체중 감량 효과가 블록버스터급 성공을 거둔 위고비를 능가한다는 소식 덕분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실험용 약물인 아미크레틴의 알약 버전에 대한 1상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이 12주 후 체중의 13.1%를 감량했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급 비만 주사제 위고비가 임상에서 12주 후 약 6%, 68주 후 15% 체중 감소를 낸 것을 능가하는 효과다.

투자자들은 이번 소식에 환호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큰 성공을 거둔 위고비 이외에도 더 많은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덴마크 주식시장에서 8% 넘게 급등했고 글로벌 기업 순위가 14위에서 12위로 올라섰다. 로이터 LSEG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시장가치는 5660억달러로 테슬라, 비자를 앞질렀다.

노보 주가는 2021년 6월 미국에서 위고비를 출시한 이후 3배 이상 상승하며 지난해 LVMH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사 자리에 올랐다.

구겐하임의 애널리스트 시무스 페르난데스는 로이터에 "아미크레틴 분자가 빠르게 성장하는 노보 노디스크의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베렌버그 애널리스트의 계산에 따르면 현재 노보 밸류에이션의 거의 절반은 아미크레틴과 같은 새로운 실험용 신약에 기반한다.

독일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르쿠스 만스는 로이터에 초기 판독 결과 일라이 릴리와 같은 다른 경쟁사들이 개발중인 다른 체중 감량약물에 비해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간 단계 임상시험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실험용 비만약은 비만 또는 과체중인 사람들에게 36주 후 14.7%의 체중 감소 효과를 발휘했다.

노보 소식에 일라이 릴리 주가는 하락했다. 반면 비슷한 치료제를 시험 중인 뉴질랜드 제약사 젤라 주가는 9% 이상 급등했다.

위고비는 원래 제 2 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고안된 GLP-1 작용제로 알려진 약물이다. 식욕을 억제하고 소화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 성공에 기업들은 배고픔에 영향을 미치는 췌장의 아밀린이라는 호르몬을 표적으로 하는 아미크레틴과 같은 다른 유망한 체중 감량 치료법을 연구중이다.

위고비는 매우 효과적인 새로운 체중 감량 약물 그룹 중 가장 먼저 출시됐다. 노보와 일라이릴리는 지금까지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선두업체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까지 1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의 최고 경영자인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은 비만 치료제의 출시는 주사제가 주도할 것이며, 경구용 버전은 나중에 고가 시장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약은 많은 양의 활성 성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이날 오전에는 당뇨병과 체중 감량 치료제에 집중하던 영역을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노보 노디스크가 대규모 임상에서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에도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확인한 이후 나온 조치다. 위고비가 미용 의약품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서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8월 임상시험 이후 노보는 위고비의 장기적인 혜택이 의료 시스템의 전반적인 부담과 과체중 및 비만 환자의 심장병 치료 비용을 줄이기에 충분하다며 의료 보험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위고비는 빠르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중국에서 올해 판매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