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닛케이 주가 20% 끌어 올린 주역은 '해외 자금'"

니혼게이자이신문 "엔저, 저금리, 탈디플레, 실적 호재"

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증권거래소 전광판. 이날 증시 닛케이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5%(198.41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 종가인 4만109.23으로 마감했다. 2024.03.04.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도쿄 증시를 올해만 20% 끌어 올린 주역은 해외 자금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통화 약세, 저금리, 디플레이션 탈피, 기업실적 전망 개선과 같은 호재가 많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도쿄 증시 간판지수인 닛케이225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20%로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4%)보다 웃돈다. 닛케이의 올해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튀르키예(22%)에 이어 2번째로 높다.

해외 투자자의 매수세는 1월부터 다시 가속도가 붙어 올해 2.6조엔을 순매수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일본의 기업실적 개선이 유럽과 미국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2024년 주당 순이익 시장 전망치는 2022년 말보다 4% 가량 상향 조정됐다. 엔화 약세와 기업의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서 예상치 상향 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반면 유럽과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예상 주당순이익은 같은 기간 4~5% 감소했다. 미국은 대형 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금리 부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하다. 유럽과 중국은 경기 둔화가 심각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역풍에 직면했지만 일본은 디플레이션 탈출할 기회로 작용했다. 비용 전가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이를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했다.

물가 상승으로 지난해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591조엔으로 1년 만에 6% 증가해 600조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닛케이 평균은 과거 명목 GDP와의 연동성이 높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전환에는 시간이 걸리고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에도 완화적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일본 주식에 대한 강세론이 다시 힘을 얻었다.

미국 대형 운용사 블랙록 리서치의 장 보어반은 "엔저가 기업의 해외 수익을 끌어올리고 물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쉬워졌다"며 일본 주식에 대해 여전히 강세 의견을 유지했다.

달러화 기준 닛케이평균지수는 21년래 최고치보다 아직 8% 낮은 수준이며, 달러화로는 매수 타이밍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엔고로 반전되면 일본 주식의 우위는 흔들릴 위험도 있다. 미즈호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엔화가 10% 오르면 일본 기업 전체의 영업이익은 2조 엔 낮아진다. 고바야시 슌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달러=130엔이면 내년도 이익 증가가 의심스러워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0엔선에서 거래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