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 하락 나흘 만에 떨어져…중동 보다 중국 부동산 불안(종합)

29일(현지시간) 중국 장쑤성 난징의 한 아파트 단지에 부동산 대기업 헝다의 로고가 보인다.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2024.01.29/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의 수요 위험이 중동불안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를 압도하며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29일(현지시간) 북해 브렌트유 선물은 1.15달러(1.4%) 하락한 배럴당 82.40달러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1.23달러(1.6%) 하락한 배럴당 76.78달러에 마감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수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트레이더들이 중동의 긴장 고조로 인한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을 재평가하면서 유가는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홍콩 법원이 부동산 대기업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헝다그룹)의 청산을 명령하면서 부동산 위기가 심화했고 중국의 수요 우려로 관심이 이동했다.

부동산 위기가 재고조되면서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해 최대 석유 수입국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중국의 상황은 전체 시장에 가장 큰 역풍이며, 시장이 전쟁 위험 프리미엄에서 계속 물러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가는 이날 거래 초반 약 1.5%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해에서 유조선이 미사일에 피격되고 시리아 국경 근처 요르단에서 미군이 공격을 받은 후 11월 초 이후 최고로 뛰었다. 중동을 휩쓴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헝다그룹 청산명령 이후 석유 공급이 아직 중동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 프리미엄이 하방 압력을 받았다.

트레이션에너지의 게리 커닝햄 이사는 위험 프리미엄이 "석유 수요 펀더멘털에 따라 실제로는 3달러 또는 4달러에 불과해야 하는데 배럴당 약 10달러의 프리미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발트해와 흑해 정유 공장의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후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출을 하루 12만7500~13만6000배럴(전체 수출량의 약 1/3) 감축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또 다른 러시아 석유 시설도 공격을 받았는데, 러시아 당국은 야로슬라블에 있는 슬라브네프트-야노스 정유소에 대한 드론 공격을 막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의 예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및 증류유 재고는 감소한 반면 휘발유 재고는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석유협회는 31일 오후 4시 30분(동부표준시) 경에 미국 비축량 데이터를 발표하고 에너지정보청의 공식 데이터는 1일 오전 10시 30분(동부표준시)에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