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회사 다이하츠, 품질 조작으로 9000억 손실 위험

생산, 판매 중단에 따른 납품업체, 대리점 손실 보상

다이하츠의 소형전기차 미모(Me:MO)25일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전시되어 있다. ⓒ News1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계열사 다이하츠가 품질인증 조작문제로 1000억엔(7억달러, 9000억원) 넘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카이도쿄연구소의 스기우라 세이지 연구원은 "보상 규모에 따라 다이하츠의 손실이 1000억엔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아츠는 차량 품질인증을 조작하는 부정사례가 적발돼 일본 내 모든 생산이 중단됐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는 대부분 출하가 재개됐지만 일본 공장의 재가동 일정은 미정이다.

다이하츠는 자체 판매 손실 외에도 생산 중단으로 인한 공급업체의 수입 손실 보상에 대해 개별적으로 협상해야 한다. 다이하츠 신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된 소규모 대리점에 대한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러한 보상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조사 및 추가 안전 테스트에 따른 비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다이하츠는 2022 회계연도 연결 영업이익 1418억엔과 순이익 1022억엔을 기록했다. 이번 스캔들의 영향으로 연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면 3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비슷한 스캔들로 인해 다른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례로 히노 자동차는 배출가스 및 연비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회계연도 1176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가짜 연비 데이터로 인해 2017년 3월에 마감된 회계연도에 1985억 엔의 순손실을 봤다.

다이하츠가 지난 회계연도에 생산한 차량 142만 대 중 일본산은 약 60%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계열사인 페로두아는 약 3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다이하츠는 또한 도요타, 스바루, 마쓰다 자동차를 위해 일본과 해외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한다. 일본에서는 경차를, 신흥 시장에서는 소형차를 판매하는 도요타의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2016년부터 도요타가 전액 출자한 다이하츠는 모기업인 도요타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 정도에 불과하다. 도요타 영업이익은 올해 회계연도 65% 성장한 4조 5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다이하츠가 1000억엔 넘는 손실을 입는다면 도요타의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신문은 경고했다.

도요타 주가는 다이하츠 스캔들의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도요타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로 2개월 반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이하츠는 당장 현금 흐름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3월 말 현재 유동 자산에서 상환해야 할 부채를 뺀 금액은 5000억 엔이 조금 넘고 모기업 도요타도 재정이 탄탄한다.

하지만 다이하츠의 규제 당국과의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교통부는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며, 다이하츠에 차량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출하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2016년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우보다 훨씬 짧은 2개월 반 만에 이뤄진 조치다. 다이하츠는 대량 생산에 필요한 인증 취소 등 다른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