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민심 달래기?…튀르키예 내년 최저 임금 49% 인상

3월 지방선거 앞두고 고물가 성난 유권자 달래기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환전소에서 한 고객이 미국 달러를 터키 리라로 환전하고 있다. 2023.7.20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튀르키예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해 최저임금이 49% 인상된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활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에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다트 이시칸 노동부 장관은 앙카라에서 열린 텔레비전 기자회견에서 월 순수 최저임금이 1만7002리라(578달러, 약75만원)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서 최저임금은 물가 상승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두 차례의 조정으로 인해 올해 벌써 100% 이상 인상됐다. 이시칸 장관은 "노동자들이 인플레이션에 짓밟히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자신했다.

이번 결정은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신용평가업체들과 투자자들은 튀르키예의 경제정책 향방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주목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튀르키예 노동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이는 경제계에서 더 폭넓은 임금 계약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 그룹과 모건 스탠리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40~50%보다 높을 경우 중앙은행이 정책을 더욱 긴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내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을 거의 절반으로 낮추려는 노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튀르키예 국민의 생활비 위험을 어떻게 낮출 수 있느냐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의 거의 2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국민의 구매력도 그만큼 약해졌다. 결국 선거를 앞둔 터키 정부는 재집권을 위해서 한표라도 얻으려면 최저임금 인상카드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이후 경제팀을 개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당선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는 등 내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앙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65% 수준으로 안정화하고 내년에는 36%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앙은행은 올 6월부터 기준금리를 높여 42.5%로 인상했고 다음달 추가 인상신호를 보냈다.

블룸버그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좀 더 전통적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