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대만 화학업계, TSMC 따라 유럽 차세대 공장 공략"

최첨단 화학물질 공급업체 대만 LCY그룹 인터뷰

대만반도체(TSMC)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대만반도체(TSMC)에 이어 TSMC에 화학용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속속 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공급망 위축으로 아시아 화학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TSMC에 세정제와 용해액을 공급하는 LCY그룹의 빈센트 리우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 기사를 싣고 "대만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유럽의 차세대 공장을 공략한다"고 전했다.

리우 LYC그룹 CEO는 FT에 "독일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은 우리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CY와 일본의 도쿠야마는 최첨단 반도체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을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다.

도쿠야마는 10~20년 후에는 유럽을 잠재적 시장으로 고려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시아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에 화학 용품을 공급하는 다른 3개의 대만 업체도 유럽에 대한 투자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대만 기업들의 유럽 투자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촉발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리우 CEO는 유럽 제조공정이 비효율적으로 변하고 공급망이 위축된 것은 장기간 구식 기술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니언과 같은 기업들은 공급업체의 설비가 수십 년이 지났기 때문에 양질의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최첨단 화학 물질이 수율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유럽에서 생산력을 늘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TSMC는 유럽 칩 제조업체인 인피니언, NXP 및 자동차 공급업체인 보쉬와 협력하여 독일 드레스덴에 100억 유로 이상의 제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7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텔은 드레스덴 북서쪽 마그데부르크에 위치한 두 개의 최첨단 반도체 팹에 30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다국적 위탁 반도체 제조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와 유럽 반도체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프랑스에 57억 유로 규모의 팹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에는 급격한 생산량 증가를 지원할 만한 공급망이 부족하다고 FT에 지적했다. 유럽 석유화학 회사의 한 임원은 FT에 "유럽은 10년 이상 생산 능력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유럽 대륙의 모든 칩 제조업체가 28나노미터 이상의 트랜지스터 게이트를 사용하는 오래된 기술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생산 중인 가장 진보된 칩은 10나노미터 이하다.

이 관계자는 "전자 등급 화학 제조 자산의 생태계와 품질 생산량은 드레스덴의 TSMC나 마그데부르크의 인텔이 목표로 하는 것과 같은 첨단 기술 노드를 공급하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TSMC의 마크 리우 CEO 역시 지난 6월 유럽 반도체 공급의 생태계 격차를 "가장 우려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유럽의 칩 회사들이 제조에 필요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칩 제조업체가 세척 및 에칭을 위해 대량으로 필요한 황산은 유럽에서 적절한 품질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공급해야 한다. 또 칩 생산 중 웨이퍼 세척에 필요한 이소 프로필 알코올은 종종 공급이 부족하다고 FT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