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AI 혁명으로 새로운 컴퓨팅 시대 열렸다"

타이페이 컴퓨텍스 컨퍼런스…"모두가 프로그래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맞이했다고 환호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황 엔비디아 CEO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새로운 슈퍼컴퓨터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에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전통적인 기술 산업이 AI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AI기술이 컴퓨터 코딩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의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이제 개인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황 CEO는 "이제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이라며 "컴퓨터에 무언가를 말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가속 컴퓨팅과 제너레이티브(생성형) AI의 결합은 "근본부터 재창조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오픈AI가 개발한 대표적 생성형 AI인 챗GPT는 코드를 생성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사람의 노동력을 줄여 프로그래밍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다.

황 CEO의 연설은 엔비디아가 매출성장이 급격하게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틀 사이 주가가 거의 30% 폭등한지 며칠 후에 이뤄진 것이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초의 1조달러의 반도체 업체에 등극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이후 172% 올랐다. 오픈AI의 챗GPT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폭발했다.

엔비디아는 최첨단 그래픽프로세서장치(GPU)인 H100을 비롯한 데이터센터 반도체를 설계, 생산하는데 이러한 GPU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계학습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준다.

황 CEO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생성형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새로운 AI 슈퍼컴퓨터 플랫폼인 DGX GH200도 공개했다.

메타(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가 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번째 기업고객들이라고 FT는 전했다.

황 CEO는 개발자들이 플레이어의 행동을 모방한 온라인 아바타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새 게임용 GPU와 AI 플랫폼도 내놓았다.

그는 "바로 비디오 게임의 미래"라며 "AI는 환경의 렌더링과 합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에 애니메이션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렌더링이란 2차원이나 3차원 장면을 바탕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엔비디아는 데이터 센터 운영자들의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와 제휴를 맺고 소프트뱅크의 일본 데이터 센터에 슈퍼칩을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AI 발전을 위한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고안된 미국 수출 규제의 표적이 됐다.

미국은 지난 10월 블랙리스트에 오른 특정 기업에 대한 무역 제한을 확대하면서 H100의 전신인 A100 칩의 중국 선적을 금지했다.

FT에 따르면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AI 기업들은 제3자 데이터 센터를 통해 A100 칩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핵심 부품의 거래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황은 대만 남부 도시 타이난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후 1993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자로 일한 후 엔비디아를 공동 설립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