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84%' 튀르키예 대통령, 내년 선거 앞두고 최저 임금 55%↑

최저 월급 455달러…연초 대비 2배, 7월 이후 55%↑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저 임금을 55% 인상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라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의 내년 최저 월급을 455달러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최저 임금은 올해 초의 2배로 7월 이후 55% 올랐다. 앞으로 몇개월 동안 추가 인상될 수도 있다고 그는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 노동자들의 복지와 소득을 높인 정부로서 누구의 권리도 사라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나라를 위해 여기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튀르키예 인플레이션은 84.4%에 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높은 물가에도 금리를 낮추는 경제학을 거스르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치솟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로 경제를 부양하면 물가도 저절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와중에 금리를 낮춰 튀르키에 통화 리라의 가치는 곤두박질하며 수입물가는 고공행진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리라의 가치는 반토막났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고용, 생산, 수출을 키우려는 우리의 노력이 가시적 결과를 도출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식품, 연료와 같은 생필품 가격이 치솟으며 정부에 대한 불만은 커졌고 집권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라고 FT는 전했다.

임금인상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단기적으로 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할 수 있겠지만 그 효과는 단기에 그칠 수 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6월로 예정된 총선과 대선을 1~2달 앞당길 수 있다고 정치분석가들은 전망했다. 정부 지출의 효과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상쇄되기 전에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선거일을 앞당기는 것이다.

이스탄불 소재 보아지치 국립대학교의 세이훈 엘진 경제학 교수는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최저 임금 인상의 효과는 3~4개월 안에 증발할 것"이라며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터키 산업 특히 수출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연말 인플레이션이 65%로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대부분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 전망보다 높을 것으로 본다.

터키는 가장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9%로 동결했다. 2021년 말부터 올가을까지 이어진 금리인하로 튀르키예에서 금리는 10%p 떨어졌다. FT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튀르키예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75%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