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테이퍼링'에서 '금리 가이던스'로 논쟁 이동

(로저스/애쉬보로 로이터=뉴스1) 권영미 최종일 기자 = © 로이터=뉴스1

</figure>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결정이 수개월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 고위 정책결정자들의 논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즉, 이젠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기가 아닌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신호를 보낼 것인지가 다음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양적완화 축소를 둘러싸고 연준 고위 인사들의 생각은 여전히 엇갈린다. 21일(현지시간)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아칸소 대학 연설에서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는 신호가 없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지속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보로에서 한 강연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가 없으므로 이 정책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주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정책 위원들은 경제가 연준의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양적완화(QE) 축소를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시작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되면, 정책 논의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로 이동할 것이다. '선제적 안내'는 지난 5년간 계속된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가 얼마 동안 유지할 것인지 대해 연준이 시장을 상대로 사용하는 일종의 '화법'이다.

이미 정책결정자들은 '선제적 안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준점'을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것보다는 보다 강한 화법을 제시될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5%이하를 유지하는 선에서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제로 가까운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해왔다.

블라드 총재는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에서 계속 머문다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두기 위해 '인플레이션 바닥(inflation floor)'를 추가하자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시해왔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인 2%의 반밖에 안되는 1%대 초반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블러드 총재는 다른 선택 사항을 지지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선제적 안내'를 바꾸지 않고, 실업률이 6.5%로 하락한 뒤에 연준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기술하는 식"으로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라드 총재는 "버냉키 의장도 이것을 선택했고, 다른 위원들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것이며, 현재 '선제적 안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이다"고 강조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앞서 이번주 초 준금리는 실업률이 6.5%로 "충분히 하락할 때"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안내'를 유지하면서 이후 연준의 행동을 기술했다는 것이다.

반면,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경우 이 부분에 조금 더 신중하다. 연준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는 약속에 어떤 종류의 수정을 가하는 데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래커 총재는 "당신이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행동할 지에 대해 말을 자꾸 바꾸면 당신이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고 지키고 있다는 신뢰감이 약화된다"고 경고했다.

래커 총재는 그런 맥락에서 "'선제적 안내'를 어떤 식으로든 살짝이라도 손대는 것에 정말로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