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깡통 찬 베네수엘라가 침략전쟁?...이웃나라 유전에 군침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로 숨통이 트이자마자 가이아나 '에세퀴보(Esequibo)' 지역을 수복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유권자들은 국민투표에서 가이아나 에세퀴보 지역에 새로운 주를 설립하고 영토분쟁에 관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도 거부하는 등의 안건에 95% 이상 찬성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베네수엘라 동쪽 이웃국가인 가이아나의 에세퀴보는 영토 3분의 2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석유와 금, 구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이 지역을 둘러싼 분쟁은 100년 넘게 계속돼왔다.

19세기 말 영국 식민지였던 가이아나는 국제 중재에 따라 현 국경을 받아들였지만, 베네수엘라는 이때부터 에세퀴보를 영국의 계략으로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5년 미국 기업 엑슨모빌이 에세퀴보 앞바다에서 석유를 발견해 유전을 개발하자 긴장감은 더 고조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군과 현지 언론은 지난달 30일 가이아나 국경 근처에 대규모 군사 이동과 보급을 위한 활주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에세퀴보를 통치하겠다는 내용을 국민투표에 부칠 때부터 가이아나와 국제사회 질타를 받았지만, 투표 결과까지 압도적 찬성으로 나오면서 침공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침공을 시작한다면 점령은 순식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 워존'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군의 규모는 정규군 최대 15만명과 예비군(볼리바르 민병대) 최대 22만 5천명에 달한다.

러시아제 T-72 탱크와 Su-30 전투기, S-300 방공 체계 등으로도 무장했다.

반면 가이아나 병력은 고작 3천명에 불과하고 기갑, 포, 전투기 전력은 전무하다.

국민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배회할 정도로 경제가 파탄났던 베네수엘라가 현재 타국 침공을 노릴 수 있는 이유는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 영향이 크다.

미국은 지난 10월 2019년부터 사실상 전면 금지됐던 베네수엘라산 천연자원 거래를 6개월 간 재개하기로 했다.

석유가 전체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로선 경제 활로가 활짝 열린 것이다.

미국은 재제 완화 조건으로내년 야당을 참여시킨 투명한 대선을 치를 것, 부당하게 구금된 베네수엘라 정치범과 미국인 수감자를 풀어줄 것을 내걸었다.

미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의 숨은 의도가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의 관계를 약화하는 데 있다는 해석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등 신경써야 할 분쟁 지역이 많은 탓에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국가 베네수엘라를 달래려 '계산된 도박'을 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제재 완화 조건을 이행하기도 전에 미국 기업이 활동하는 지역에 전운을 불러일으키면서 향후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ss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