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일까 진품일까'…계명 한 개 없는 십계명 석판 72억원에 팔려

소더비 직원들이 2024년 12월 9일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 AFP=뉴스1
소더비 직원들이 2024년 12월 9일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이 18일(현지시간) 경매에 나와 500만 달러(약 72억2000만원)에 팔렸다고 소더비가 발표했다. 이 점토판이 성서에 나오는 진품이라고 아무도 확언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고가에 팔려 관심을 모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석판은 52㎏으로, 1913년 현재의 이스라엘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건설을 위한 발굴 작업 중에 발견됐다고 전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원후 300년에서 8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판의 출처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 석판의 또 다른 문제는 십계명 중 9계명만 들어 있어서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계명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국 경매에서 입찰은 최대 420만달러까지 치솟았고 최종 판매 금액은 수수료를 포함해 5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소더비는 당초 이 석판이 100만~200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필라델피아의 펜실베이니아 문화유산센터의 브라이언 대니얼스는 "진짜로 진품일 수도 있다"면서도 "그 지역에서 나온 유물은 가짜가 많다"고 경고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성서 및 근동 언어 및 문명 교수인 크리스토퍼 롤스턴은 비문의 연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우리는 1913년에 대한 문서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사기꾼들이 유물에 얽힌 이야기를 날조해 내는 경우도 많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