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채식주의자' 공식 홈페이지 한글…노벨문학상의 힘(종합)

소설가 한강,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SNS 계정에도 주요 작품명 한글 함께 표기

스웨덴 노벨위원회 엑스(X) 계정 캡처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김일창 기자 = 10일(현지시간) 소설가 한강(Han Kang, 53)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발표한 노벨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에 한글로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을 함께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위원회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한글 작품명과 영어, 스웨덴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된 작품명을 게재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2024년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도 한강의 이력,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을 작가 사진과 함께 차례로 올렸다.

위원회는 작가가 1970년(11월 27일 생) 광주광역시 태생으로 9살에 서울로 이주했고, 그녀의 아버지가 명망 있는 소설가로 문학가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녀는 글쓰기 외에도 미술과 음악 등의 예술에도 헌신했고, 이는 작품 전반에 반영돼 있다고 알렸다.

또 '채식주의자'(2007; The Vegetarian, 2015), '소년이 온다'(2014; Human Acts, 2016), '에우로파'(2012; Europa, 2019) 등 대표 작품은 한글 작품의 단행본 출간 연도와 영문판 출간 연도도 함께 적었다.

위원회는 한강이 1993년 문학과사회(Literature and Society) 잡지에 여러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고, 1995년 단편소설집 '여수의 사랑'(Love of Yeosu)으로 산문 데뷔를 했다고 소개했다.

한강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된 작품으로 '채식주의자'를 꼽은 위원회는 주인공 영혜가 음식 섭취 규범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면서 발생하는 폭력적 결과를 묘사한다면서, 보다 상세하게 그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 위원회 홈페이지 링크도 함께 게재했다.

2014년 작품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작가가 성장한 곳이며 1980년 광주에서 한국군에 의해 수백 명의 학생과 비무장 민간인이 살해된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알렸다.

또 희생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잔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함으로써 증인 문학(witness literature)이라는 장르에 접근하지만, 죽은 자의 영혼이 자신의 소멸을 목격하도록 하는 것은 그녀의 특별한 방편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한강은 작품 속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라면서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강이 처음이다. 여성으로는 공동 수상자를 포함해 역대 121명 가운데 18번째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 상은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수여하며, 수상자는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의 상금과 메달, 증서를 받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