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그만" 가자전쟁 1년 앞두고 세계 각지서 시위(종합)

런던서 4만명 규모 시위…베를린에선 '금지된 슬로건' 나와 경찰 수사
로마에서는 시위대-경찰 충돌로 최소 33명 부상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2024.10.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정지윤 기자 = 가자전쟁이 발발한 지 1주년을 앞두고 세계 각지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각지에서는 1000여 명의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레바논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관 500명이 투입됐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현수막 등을 들면서 행진을 했고 일부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중 크로이츠베르크구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는 참가자들이 '금지된 슬로건을 반복해서 부르는 행위'를 하여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과거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역사가 있어 반유대주의 정서에 민감한 독일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엄격히 규제해 왔다.

이날 베를린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만 열린 것은 아니다. 훔볼트대 앞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시위에서는 참가자들이 이스라엘 국기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현수막이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경찰의 밴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2024.10.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영국 런던에서는 4만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시내 행진을 벌였다. 이에 대해 친이스라엘 시위대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서 경찰은 1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이 어느 시위에 참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6000명의 시위대가 시내에서 행진 금지령을 어기고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30명의 경찰관과 3명의 시위대가 다쳤다.

앞서 로마 보안당국은 하마스의 범행을 미화하고 공공 안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는 이날 경찰과 충돌을 빚었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위대는 이번 집회가 하마스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수만명의 민간인을 추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탈리아 국민들이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하며 이는 파시스트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레바논 국기를 들고 있다. 2024.10.05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이 외에 프랑스 파리, 스위스 바젤, 그리스 아테네, 아일랜드 더블린, 덴마크 코펜하겐, 스페인 마드리드 등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에 참가한 레바논계 프랑스인 후삼 후세인은 "현재 레바논은 이란과 함께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아멘과 이라크에서도 긴장이 고조돼 확전으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전쟁 상황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며 "우리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손 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2024.10.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이날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시위가 연달아 열렸다.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수백명이 참가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는 자신이 기자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자기 몸에 불을 붙여 경찰이 불을 끄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 뉴욕, 로스앤젤레스,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캐나다에서도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밴쿠버, 몬트리올, 위니펙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4.10.0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필리핀 마닐라, 인도 뉴델리, 일본 도쿄에서 시위가 열렸다. 마닐라에서는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규탄하려고 하다가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카르타에서도 경찰관 1000명이 미국 대사관 경호에 투입됐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로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으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4만 1000명이 사망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했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에서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gwkim@news1.kr